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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편의점 김호연 착한국내소설 독서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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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1회 작성일 25-07-26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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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편의점 김호연 나무옆의자 달리기를 하며 <불편한 편의점>을 들었다. 요즘은 좋은 목소리로 성우가 읽어주는 책이 많다. 오디오북에 오롯이 집중이용 가능한 환경이 필요했다. 운전하면서도 들어봤지만 그때도 내용을 놓지기 일쑤다. 글을 쓰면서도 불가능하다. 어느덧 내용도 모른채 시간이 훅훅 지나가버렸다. 정신은 책 듣기에만 집중해야 이야기를 소화할 수 있었다. 그래서 지금 찾은 몇가지 책듣기 좋은 상황은 달리기, 밥먹을 때, 설겆이할 때 정도다. 저 3가지를 할 때 들으면 아무 무리가 없다. <불편한 편의점>은 듣기로 완독한 첫번째 책이다. 그동안 듣기는 읽기의 보조수단 정도로 생각했다. 읽을 수 없는 상황일 때 잠시 듣는 정도로 활용했다. <불편한 편의점>을 달리며 처음 듣고,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래전 부모님과 차에서 들었던 <라디오극장> 을 듣는 느낌에 추억이 방울방울한 기분이다. 정보를 전달하는 책보다는 이야기책이 들어보니 좋다. 재미가 있으니 당연한 건가. <불편한 편의점>을 다 읽고 독서노트에 감상을 적으며 문득 오래전 본 <한 지붕 세가족> 드라마가 떠올랐다. 가장 평범한 소시민의 일상다반사를 방영한 TV드라마다. 한 지붕에 세가족이 사는 삶이 그 시절의 보편적 풍경이었을 것이다. 여전히 존재하는 생활 양식이지만, 이제 한 지붕에 세가족이 사는 이야기에서 사람들은 유쾌함과 공감을 느끼지 못한다. 2022년 지금의 시대는 쉐어하우스 스토리나 비혼 남녀의 생활공간으로 묘사된다. 혹은 대궐같은 집에 어쩔 수 없이 모여사는 천덕꾸러기 가족정도다. 요즘은 어디에나 있는것이 편의점이다. 편의점이 어디에도 없을 때 풍경의 생경함을 얼마전에 겪었다. 지난 고흥여행에서 한참동안 편의점을 볼 수 없었다. 그 낯 선 기분. 지금의 한지붕은 어쩌면 편의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디에나 있는 편의점, 그곳에서는 충분히 어떤 이야기든 시작될 수 있다. 이 따뜻한 이야기는 총 8개의 꼭지로 이어지며, 각자의 사연을 풀어낸다. 책 속 5번째 에피소드에서 직접 언급되는데, 그렇다면 <심야식당> 이지 않냐는 장면이 있다. 나는 여기서 웃음이 났는데, 작가님이 스스로 밝히는 생각이겠지. <심야식당>의 는 미스터리한 인물이지만, <불편한 편의점>의 독고는 정체가 밝혀진다고. 어떤 장소와 그곳의 인물과 주변인들의 이야기라고 다 유사한 설정이라고 쓰지 못한다면, 이 세상에 존재할 이야기는 너무 없어진다. 사람 일이라는게 다 그런거니까. 굉장히 평이하고 익숙한 이야기지만, 나는 그래서 이 안에서 소소한 행복과 작지만 큰 가치를 발견했다. 잔잔하지만 감동도 있었다. 한 꼭지를 듣는데, 한 시간정도 소요된다. 운동하며 몇 일 들어보니 딱 좋았다. 40분정도를 운동하며 들으면, 나머지 부분도 궁금해서 집에와서 듣게 된다. 지금의 책들은 현재의 코로나 시국까지 반영한 글들이 많다. <불편한 편의점> 역시도 코로나가 쓸고가는 지금이 배경이다. 훗 날, 지금을 글로 만나면 어떤 기분이 들지 궁금하다. 아직 절대 알 수 없는 것이다. 아무튼 독고가 대구로 떠날 때 마음이 왈칵해버렸다. <줄거리> 노숙자 독고는 편의점 사장을 돕게 되고, 그 일을 계기로 편의점 야간 알바를 하게 된다. 독고가 편의점 일을 하며 그가 만나고 엮이는 인물들의 이야기다. 편의점 사장, 독고를 교육하던 알바생 시현과 진상손님, 다른 알바인 정숙과 그의 아들의 이야기, 편의점 손님인 영업사원과 그 가족의 사연, 시나리오 작가 지망생과의 스토리, 사장 아들의 이야기, 독고의 과거를 캐기 위해 사장아들이 고흥흥신소 직원 곽씨의 사연, 그리고 마지막으로 독고의 사연이 펼쳐진다. 알콜성 치매인 독고는 과거를 기억하지 못한다. 편의점 일을 하고, 거기서 만나는 인물들과의 이야기가 쌓이며 점점 그의 기억의 윤곽이 잡힌다. 곽씨가 등장하며 그의 기억을 풀어내는데 결정적인 터닝포인트가 된다. 이야기의 흐름이 군더더기가 없다. 5화에서 시나리오 작가의 이야기는 어느정도 김호연작가 자신을 투영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강은 빠지는 곳이 아니라 건너가는 곳임을. 다리는 건너는 곳이지 뛰어내리는 곳이 아님을. 부끄럽지만 살기로 했다. 죄스러움을 지니고 있기로 했다. 도울 것을 돕고 나눌것을 나누고 내 몫의 욕심을 가지지 않겠다. 나만 살리려면 기술로 남을 살리기 위해 애쓸 것이다.

이 세계에서 신성을 얻은 자는 의느님이 아니다. 사장님같이 남에 대한 헤아림이 있는 사람이 그러한 자일 것이다.

가족한테도 손님한테 하듯 하세요.
따지고 보면 가족도 인생이란 여정에서 만난 서로의 손님 아닌가? 귀빈이건 불청객이건 손님으로만 대해도 서로 상처주는 일은 없을터였다.

진심 같은거 없이 친절한 척만해도 친절해져요.

나는 친절에 대한 문장이 좋다. 좋은 사람이 되는건 너무 힘들지만, 친절한 사람은 우리 모두 할 수 있을 것만 같아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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